1. 산행일자 : 2008. 6. 14.(토)
2. 산행장소 : 설악산(雪嶽山, 1,707.9m)
3. 소 재 지 : 강원 속초, 양양, 인제
4. 참석인원 : Solo
5. 산행거리 : 약 13.3㎞ (약 05:16 소요)
6. 산행로 및 상세 시각
오색탐방지원센터~설악폭포~대청봉~중청대피소~끝청~한계령
-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점봉산 산행을 한다는 설레임에 아침 4시에 일어나 팔순 노모가 차려주는 아침밥에 도시락을 들고 4시 50분경 집을 나선다. 양양행 첫차가 5시 50분에 있는 관계로 강릉여고 앞까지 걸어나오는데 백두대간이 짙은 먹구름에 보이질 않는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날씨가 좋아고 하였으나 이곳 동해안은 기상이 수시로 변화하는 관계로 혹시나 하는 바람이 먹구름을 날려 보내주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않고 버스에 오르니 등산객이 10여명 정도 앉아 있어 다소 위안이 되었다.
이번 산행은 점봉산 산행 가능여부도 알아보지 않고 온 곳이라 양양버스터미널에서 주변 등산객들에게 물어보니 그 곳은 통제구역이라 한다. 어떻게 할까 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일단 오색까지 들어가기로 1차 결정을 하였다.
시내버스는 07:00, 춘천행 버스가 07:05에 있었으나 소요시간이 단축되는 시외버스를 타기로 하였다. 첫버스인데도 웬 손님이 그리도 많은지 버스 뒷자락에 간신히 둥지를 틀고 10여년만에 지나가는 곳이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버스 진행방향을 주시하다 오색삼거리에서 하차하려고 하자 다른 산객들이 설악산에 가려고 하는 줄 알고 기사분이 오색탐방지원센터 앞에 세워준다고 더 올라가라고 한다.
밖에는 이미 안개비가 내리고 사위가 온통 안개로 산세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여서 점봉산 산행을 포기하고 대청봉으로 향하기로 마음먹고 다시금 뒤로 돌아간다.
07:28경 버스에 내리니 안개비가 심하여 산행객들은 준비한 비옷을 걸치고 있었으나 안개비가 심하지 않아 우비는 입지 않고 등산화 끈을 바짝 조이고 10년만의 대청봉과의 조우를 당기기 위하여 서둘러 오르기 시작하였다.
우중 산행은 아니더라도 안개비가 많이 내려 얼마 오르지 않아 땀방울이 등을 타고 내려 등줄기를 적셔왔지만 쉬지 않고 오르고 또 오르고, 수 많은 산행객들을 추월하여 1시간 59분 만에 대청봉에 올라섰다.
하지만 넘 오랫만에 찾아온 친구가 반갑지 않았던지 정상은 안개로 뒤덮여 있어 멋진 자신의 자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도 섭섭하게 보내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안개가 잠시후 걷히기 시작한다. 이때를 기회로 주변 산우에게 부탁하여 기념사진 한장 찍고, 주변을 둘러보니 예전의 정상 모습이 아닌 것 같다. 정상석과 돌무더기는 같으나 대청대피소가 있던 자리가 보이질 않는다.
이제 어디로 갈까. 갑작스런 산행지를 변경하였기 때문에 다시금 방향을 정하여야 한다. 소청~희운각~공룡능선~비선대 방향과 끝청~한계령 방향중 택일을 하여야 한다.
일기가 좋다면 당연히 공룡은선을 타고 싶은데 안개로 가리워진 설악의 공룡은 오늘 웬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다시금 안개가 물려온다. 많은 산우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대청봉을 향해 꾸역꾸역 몰려온다.
안개로 다시금 뒤덮인 대청봉에 마냥 서 있을을 수도 없어 중청대피소로 내려선다. 중청대피소엔 역시나 많은 산객들이 북적이고 있었으나 그냥 지나쳐 삼거리 갈림길에 이른다. 이제는 결정하여야 한다. 어디로 갈까. 한계령은 교통편이 불편하고 공룡능선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내일 조카 결혼식이 있어 안동에서 올라오는 가족들 때문에 너무 늦은 산행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아직 타보지 못한 서북능선으로 방향을 바꾸고 미련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달렸다.
약 20분여 내려왔을까 다시금 안개비가 내린다. 너덜지대와 질퍽한 산길을 내달려 걷고 또 걷고 주위 풍경을 볼 수 없는 관계로 자꾸만 앞으로 발길을 옮겨 놓는다.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 아침 식사를 4시경에 한 탓에 허기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안개비가 내리고 있는 이곳 능선에서 식사할 만한 장소가 보이질 않는다.
한계령을 향해 계속 내려오다 11:40경 드디어 귀때기청봉과 한계령으로 나뉘는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이제는 내리막길이기에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혼자만의 밥상을 차린다. 아이고나 도시락을 열어 본 난 입이 떡 벌어진다. 엄청난 양의 밥을 보고 오매불망 자식 걱정인 어머님의 아들 사랑에 가슴이 미어진다. 혼자 식사를 하는 나의 모습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슬쩍 훔쳐본다. 주변의 시선과 엄청난 양의 밥을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어 남기기로 하였다.
어떤 산악회에서 왔는지 모르지만 한계령에서 이곳까지 1시간만에 올라왔다고 자랑하는 소릴 들으며 한계령으로 향한다. 내리막만 있는 줄 알았던 길이 내려가다 오르고를 반복하다 마지막 이정목(한계령 0.5㎞)에 조금 내려오자 75도 경사의 계단이 맞이한다. 이 계단을 내려서자 다시금 너덜길이 나오는 것 같더니만 갑자기 산행로 입구인 시인의 마을이 나타난다.
시인의 마을에 붙어 있는 한계령 경유 시외버스 시간표를 보고 한계령에 버스를 기다린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혹시나 버스가 지나쳐 가지 않을까 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기다리기를 1시간 10여분.
원통에서 1시 15에 출발하는 버스가 지나가지를 않아 마음이 더욱 초조해져 있는데 1시 30분발(원통에서) 버스로 추정되는 버스가 안개때문인지 예정보다 약 10분 늦은 2시경에 양양, 속초행 시외버스 1대가 고개를 내민다. 잽싸게 앞으로 나서며 손을 흔든다. 저차를 놓치면 2시간여를 이 곳에서 기다려야 한다. 때문에 손을 흔드는 나의 행동은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근디 버스가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기사분이 보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바라보는데 버스가 속도를 낮추며 길가에 붙이는 것이 아닌가. 반색을 하는 나의 모습과 달리 넘 담담한 기사분의 태도에 머쓱해진 난 고맙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버스 중간에 안개비에 젖어 축축한 배낭을 벗어 놓고 눈을 감는다.
설악이여 넘 방가웠어. 이제 자주 놀러올께...... !!!
▲ 초입부터 예전에 없었던 나무다리가 방겨주고...
▲ 오색~대청봉 코스가 딱 5㎞
▲ 나무 계단의 연속. 10년 만에 찾은 설악산 정말 강산이 변하였습니다.
▲ 안개에 뒤덮여 희미하지만 이 돌계단이 언제까지 계속될려나....
▲ 이와같은 나무계단도 수 없이 나타나고....
▲ 이제 9부 능선에 온 것 같은 기분. 산행로가 평이한 것으로 보아 저의 느낌이 맞을 듯.
▲ 금년 황매산, 황석산, 가리왕산에서 본 철쭉을 오늘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감상합니다.
▲ 다른 나무들은 모두 힘차게 자신의 옷으로 뒤덮여 있는데 설악의 모진 바람에 이 나무만 옷을 훌러덩 벗어 버렸네요.
▲ 98. 11. 13에 마지막으로 찾아왔던 대청봉. 강산이 1번 변한 세월이지만 그래도 정상석은 예전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 대청봉에 세워진 이정목.
▲ 안경에 습기가 끼여 외계인 모습과 닮은 저의 모습.
▲ 자욱한 안개속에 중청의 정상부만 볼 수 있었고 다른 곳은 모두 안개로 감싸여 있었습니다.
▲ 정상에 안개가 잠깐 개이는 사이 많은 산우들이 정상석에서 사진찍느라 정신들이 없습니다.
▲ 중청도 다시 안개에 쌓이기 시작하여 제 모습을 감추고 있는 중입니다.
▲ 중청봉은 어디로 갔나요.
▲ 설악산 정상부에서 볼 수 있는 눈잣나무입니다. 보통의 잣나무는 키가 크지만 이곳 설악산 정상부의 잣나무는 거센 비바람에 키를 키울 수 없어 누워버렸답니다.
▲ 휴식을 취하고, 짐을 꾸리고. 10년 전과 동일한 모습
▲ 소청과 끝청이 갈리는 곳입니다. 이리가면 서북능선, 저리가면 봉정암, 희운각인데.....
▲ 뒤돌아본 중청 방향. 농무가 끼여 품새가 별로 안나지만....
▲ 설악의 개선문 같습니다. 많은 산우들이 이 곳을 통과하며 얼마나 즐거워 했을까나?
▲ 서북능선 길은 이러한 너덜지대가 많이 있는 것이 특징.
▲ 강아지바위 같기도 하고 ET(외계인)바위 같기도 하고...
▲ 능선 갈림길. 많은 사람들이 귀때기청봉의 이름을 보고 웃음을 짓는 곳이죠.
▲ 수해로 인해 파괴된 계곡.
▲ 이제 한계령이 보이는 것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계령을 통과하는 차량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 경사도가 심한 계단.
▲ 한계령지구의 산행로 입구인 시인의 마을 창문에 붙어 있는 한계령 경유하는 시외버스 시간표.
▲ 설악산에서 잠들은 영령들을 추모하는 위령비가 시인의 마을 바로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 설악산 각 코스별 구간거리도.
▲ 이런 곳에서 1시간 10분이나 기다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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